Culture

목 빼고 봐야할 차례!

- 목차로 읽는 책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캡처

근래에 본 가장 친절한 목차였다.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의 목차는 저자인 김미경 원장의 화끈하고 시원시원한 화법처럼 분명하고도 명확하다.

   “불행이란 원금 없이는 행복이란 이자를 받을 수 없다”
   “남편의 싹수, 가위질이 필요할 수도 있다”

명쾌하고 직설적인 문장, 그리고 정곡을 찌르는 질문들… 총 6페이지를 차지하는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의 목차는 명카피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두고두고 써먹고 싶어지는 페이지다. (여러분들! 빨리 목차부터 확인 하시라) 목차1

나는 근거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이 목차에 끌려 해당 페이지(P.40)를 펼쳤더니 스무살 시절, 그녀의 좌출우동 서울 생활이 펼쳐진다.

“스무살 나는 서울 낯선 땅에서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들을 일일이 두 눈으로 확인해야만 했다. 연세대 그것도 음대. 주변 친구들은 하나같이 부잣집인데다가 세련되고 예쁘고, 잘생겨 보이기까지 했다. 그 사이에서 증평 시골 촌년이 내세울 것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love

괜시리 움츠러들 수 있었던 여대생 시절, 그녀는 자신만의 ‘근거 있는 이야기’들을 찾아낸다. 재력 있고 음악 좋아하는 부모 덕에 여렸을 때부터 연주회에 다니고, 예고를 나와 음대에 들어가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주변 동기들. 잘 짜여져 있지만 그네들의 뻔한 스토리에 비하면 증평 촌년(?)의 연대 음대 입학기는 그녀만의 무용담이요, 누구와도 바꾸지 않을 특별한 그 이야기였던 셈이다.

“지금도 난 나의 초라했던 근거가 좋다.
추억할 그것들이 내 가슴을 뿌듯하게 해주는 영양분이 되어왔으므로” 

목차2목차는 책의 전체 내용을 한눈에 알려주는 길잡이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종횡무진 책 읽기의 재미를 던져 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제본된 순서대로만 읽는 게 재미 없을 때, 때론 시간이 바빠 한번에 읽을 수 없을 때 목차 속의 한 문장을 콕! 찍어보자! 오늘 내가 펼친 그 목차의 내용들이 나의 하루를 밝혀줄 한줄기 빛이 될지도 모를테니..
 works

책을 고르는 백한 가지 방법! 그리고 책을 맛있게 읽는 백한 가지 방법 중에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이 바로 ‘목차’ 탐방이다. 물건과 사람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는데, 이 책이 나와 궁합이 맞는 책일지, 궁금해진다면 오늘 서점에서 목차를 슬쩍 한번 펼쳐보는 건 어떨까?

 

미도리의 썸텐스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베르톨트 브레히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이미정

상민 씨의 멘탈甲

드디어 패러글라이딩을 했다. 정말 오랫동안 하고 싶었는데, 몸을 움직이는 일에 게을러 차일피일 미루어 왔다. 그러다 우연찮게 함께 할 멤버들이 꾸려져 드디어 오늘 용인에서 하늘을 날았다. 재작년 4천 미터에서 뛰어 내린 스카이다이빙에 비하면 너무나 편안한 경험이었다. 스카이다이빙이나 패러글라이딩 모두 일단은 하고 싶었던 것이지만, 내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삼년 전 갑자기 폐소공포증이 생겨 비행기를 타는 것이 부담스러워져 버렸다. 해외출장이 내 일의 핵심인데도… 그 상황에서 더 극한적인 경험을 하기로 했다. 스카이다이빙을 위해 낙하산복을 입고 비행기로 가는 동안 호흡이 멎는 것 같은 갑갑증으로 고생했다. 겨우 그 순간을 버티고 하늘로 올라가 무사히 뛰어내리고 나니 그 이후에는 기류변화로 인한 기체불안정 등에 마음을 훨씬 편하게 가질 수 있었다. 물론 그 이후에 트라우마 전문가와의 몇 차례 심리상담을 통해 폐소공포증에서 거의 벗어난 탓이기도 하다. 오늘도 패러글라이더와 연결되는 버클을 가슴에 채우는 순간 약간의 갑갑증이 느껴졌다. 그러나 몸을 산 아래로 기울이며 뛸 자세를 하니 사라졌다. 또 한 번 무의식 깊숙이 있는 트라우마의 잔상을 끄집어 내 씻어 낸 셈이다. 그리고 이렇게 그 기억을 여기에 다시 복기하는 것은 무의식적 공포감을 의식의 영역으로 재구성해서 해체하는 과정이다.

남상민

 Scroll to top